제안

경쟁사보다 먼저 우리의 승리 공식(Winning Theme)을 정의하라

경쟁사보다 먼저 우리의 승리 공식(Winning Theme)을 정의하라


한 지자체의 민원 상담 시스템 구축 사업. 착수 회의는 RFP 목차를 화면에 띄우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파트마다 담당자 이름이 붙고, 회의는 한 시간 만에 끝납니다. 출발이 빨라 다들 표정이 밝습니다.


2주 뒤 모인 초안은 파트마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기술 방안은 최신 AI 상담 기능을 앞세우고, 운영 방안은 15년 무장애 운영 이력을 내세웁니다. 사업 관리 파트의 자랑은 비용 절감입니다. 한 파트씩 떼어 읽으면 모두 그럴듯합니다.


문제는 요약서 첫 줄을 쓸 때 납니다. 임원 리뷰에서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그래서 발주처가 우리를 왜 골라야 하는데?"


다섯 명에게서 다섯 가지 답이 나옵니다. 마감에 쫓겨 결국 첫 줄에는 '최고의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이 들어갑니다. 어느 회사 제안서에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은 문장입니다.


이 사업을 가져간 회사는 착수 회의의 첫 30분을 한 문장(Winning Theme)에 썼습니다. 상담원마다 안내가 달라 같은 민원이 되풀이된다는 발주처의 고민을 미리 짚었고, 마침 그 내용이 배점이 큰 항목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렇게 정한 문장이 '상담원이 바뀌어도 민원인은 같은 답을 듣게 하겠습니다'였습니다. 기술 방안도 운영 방안도 이 약속을 증명하는 쪽으로 쓰였고, 발표도 같은 문장으로 끝났습니다.


다섯 명이 쓴 다섯 가지 약속


같은 다섯 파트라도 한 문장을 향해 쓰면 평가위원에게하나의 약속으로 읽힙니다.


착수 회의에서 목차부터 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마감은 정해져 있고, 파트를 나눠 주면 그날부터 쓸 수 있습니다. 한 문장(Winning Theme)을 붙잡고 있는 시간은 손에 잡히는 결과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 문장이 없으면 각자 쓴 파트를 나중에 하나로 묶을 기준도 없습니다. 1화에서 본 마지막 임원 리뷰의 뒤집힘도 상당수가 여기서 시작됩니다.


자주 이기는 팀은 파트를 나누기 전에 이 문장(Winning Theme)부터 정합니다.


우리가 가진 강점 하나가 발주처에게 무엇을 해 주는지 잇는 한두 문장입니다. 재료는 지난 5회와 6회에서 이미 모았습니다. 발주처가 문서에 적지 못한 고민과 배점이 크게 걸린 항목이 겹치는 자리를 찾고, 거기에 우리가 경쟁사보다확실히 앞서는 것을 올려놓으면 됩니다.


문장(Winning Theme)을 썼다면 우리 회사 이름을 지우고 경쟁사 이름을 넣어 읽어 보세요. 그래도 말이 된다면 아직 우리 문장이 아닙니다. '최고의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이 여기서 걸러집니다. 경쟁사 자리에 앉아 이 문장을 어디부터 흔들지 따져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 공격에 답할 근거가 제안서 안에 있어야 문장이 버팁니다.


정한 문장(Winning Theme)은 요약서 첫 줄과 발표의 마지막 말에 그대로 들어갈 만큼 짧아야 합니다. 파트마다 첫 문장은 이 약속의 어느 부분을 증명하는지 드러내야 하고, 이 약속을 가장 강하게 증명하는 파트는 지난 6회에서 나눈 분량보다 줄어들면 안 됩니다. 초안이 모이면 목차 제목과 파트별 첫 문장만 위에서 아래로 읽어 보세요. 하나의 이야기로 들리는지 금방 드러납니다.


우리 제안서에 바로 적용해볼 것

다음 착수 회의에서는 목차를 띄우기 전에, 이 질문부터 던져 보시길 권합니다.

  1. 이사업이 끝났을 때발주처가 가장 듣고싶은 말은 무엇인가? 숨은고민과 배점이 큰항목을 나란히 놓고답을 찾는다.
  2. 그말을 듣게 해줄 수 있는것 가운데 경쟁사보다 우리가 확실히 앞서는것은 무엇인가? 답으로 쓴문장에 경쟁사 이름을넣어도 말이 되면다시 쓴다.
  3. 이문장을 요약서 첫줄과 발표 마지막말로 그대로 써도어색하지 않은가? 길면 줄이고, 파트마다 첫 문장이 이문장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한다.

정한 문장(Winning Theme)은 목차 파일 맨 위 첫 줄에 적어 두세요. 파트를 맡은 사람이 파일을 열 때마다 그 줄부터 보고 쓰기 시작하게 됩니다.


다음 회차 예고

8화. 이기는 목차는 이렇게 다르다 (1/3) — 목차가 첫인상을 결정한다

평가위원이 제안서를 받으면 가장 먼저 넘겨 보는 곳이 목차입니다. 목차 3부작의 첫 편, 다음 주에 이어집니다.


필립이 참여한 제안에서는 착수 회의 첫 안건으로 '발주처가 왜 우리를 골라야 하는가'를 한 문장으로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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