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1. 세일즈는 본질적으로 변화다
1회. 세일즈가 어려운 네 가지 이유
세일즈를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상담 기술, 클로징 기술.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전에 본질을 먼저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질을 알아야 근본 있는 세일즈를 할 수 있으니까요.
그 본질은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세일즈는 본질적으로 ‘변화’입니다.
세일즈를 잘하는 사람은 곧 변화에 성공한 사람입니다. 왜 그럴까요. 세일즈가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제가 유독 세일즈를 어렵다고 말하는 데는, 네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 세일즈는 거절당하는 일입니다
세일즈는 고객의 지갑을 여는 행위입니다. 누군가에게 돈을 쓰게 만드는 것. 이보다 어려운 일이 있을까요.
믿기지 않으시면 지금 당장 해보십시오. 카톡을 열어 지인에게 천만 원만 빌려달라고 해보는 겁니다.
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빌려달라는 겁니다.
장담합니다. 오늘 이후로 당신의 카톡 친구 수는 절반으로 줄어들 겁니다.
세일즈는 이렇게, 거절이 일상인 일입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둘. 우리는 세일즈를 배운 적이 없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더 근본적입니다. 우리는 세일즈를 배운 적이 없습니다.
대학에서 세일즈를 전공으로 가르치는 곳이 있던가요. 없습니다. 저는 경영학을 전공했는데, 취업을 준비할 때 제 동기들 중 세일즈 직무에 지원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모두 마케팅, 경영기획, 인사팀에 지원했습니다. 멋있어 보이니까요.
반면 세일즈는 이른바 3D로 느껴집니다. Dirty, Dangerous, Difficult. 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일.
이게 우리 대부분이 세일즈를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더 아이러니한 건, 경영을 가르치는 경영학과에 유일하게 없는 과목이 세일즈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미국의 영업교육재단에 따르면, 세일즈를 우리보다 2~30년 먼저 연구한 미국조차 2019년 기준 4,800개 대학 중 3%인 144개 대학에서만 세일즈 수업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합니다. 제가 아는 한, 세일즈를 전공으로 가르치는 대학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결국 우리는 세일즈 현장에 던져지기 전까지, 세일즈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는 셈입니다.
배운 적 없는 일을 못하는 건 당연합니다. 문제는 배우려 하지 않는 것이죠.
셋. 이곳은 지구상 최고의 관계 중심 사회입니다
세 번째 이유. 우리는 관계 중심 사회에서 세일즈를 합니다.
대한민국은 학연·지연·혈연의 사회 아니던가요. 많이 옅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곳곳에 그 정서가 남아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부산 사람입니다. 어릴 때부터 듣던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이, 그냥 나왔겠습니까.
우리나라는 70년대 이후 고속 성장을 이뤘습니다. 다만 세일즈 관점에서 보면 그 시절은 특수했습니다.
수요가 공급을 앞서던, 만들면 팔리던 시대였으니까요. 세일즈 역량이 굳이 성장의 변수가 될 필요가 없던 때입니다.
문제는 지금입니다. 이제는 전문성으로 설득해야 팔리는 시대인데, 세일즈 방식은 여전히 관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도 세일즈하는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내가 아는 사람 있다”입니다. 그래서요? 많은 사람이 고객과 친해지면, 좋은 유대가 쌓이면 세일즈가 일어날 거라 믿습니다. 큰 착각입니다.
세일즈에서 관계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입니다.
관계의 진짜 목적은 정보 수집, 니즈 식별, 그리고 고객의 인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관계 단계에서 두 가지를 해야 합니다. 질문하기, 그리고 메시지 전달하기.
그런데 사람들은 ‘관계 형성 = 세일즈’라고 오해합니다. 훈련된 저조차, 세일즈를 하다 보면 어느새 관계 자체에 매몰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사람은 환경에 쉽게 물드니까요.
그래서 제가 먼저 변해야 합니다. 타인의 변화는 나의 변화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세일즈에 대한 제대로 된 관점을 가져야, 고객을 제대로 된 구매로 이끌 수 있습니다.
넷. 우리는 소통에 서툽니다
마지막 이유. 대한민국 세일즈맨은 소통에 미숙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소통은 말솜씨가 아닙니다. 세일즈맨과 고객 사이의 진짜 ‘통함’을 말합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우리 세일즈맨의 대다수가 이 소통을 어려워합니다.
세일즈에서 소통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 요구사항을 넘어, 니즈에 답할 것.
- 정보가 아니라, 메시지를 던질 것.
- 누구나 쉽게 이해하게 할 것.
이 세 가지가 왜 그토록 중요한지는, 다음 회차에서 하나씩 깊이 다루겠습니다.
고객이 “콜라를 달라”고 했을 때 왜 얼린 생수를 건네야 하는지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그래서, 이것은 기회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세일즈는 거절당하는 일이고, 우리는 그것을 배운 적이 없으며,
게다가 관계 중심 사회에서 소통마저 서툰 채로 해내야 합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 길을 제대로 가본 사람이 드뭅니다.
바로 그래서 기회입니다.
남들이 어려워서 안 가는 길이라면, 그 길을 제대로 가는 사람은 반드시 차별화됩니다. 경쟁사와도, 그리고 나 자신과도.
세일즈는 결국 변화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나부터 시작됩니다.